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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밀덕의 세계와 AI의 자기검열 : 딥시크(DeepSeek)와의 대화

중국에도 밀덕은 있다?나는 평범한 한국의 자칭 은둔 밀덕이다. 밀덕까지는 아니고 군사 장비와 전략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중국에도 밀덕이 있을까? 거긴 통제적 세상이니 밀덕이 생기는 환경이 주어질까?"하지만 물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놀랍도록 열정적이다. 중국의 밀리터리 마니아들은 웨이보와 즈후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스텔스기 조립 공정을 분석하고, 항모 카타펄트 실측 사진을 공유하며, 심지어 위성 지도를 기반으로 군사 훈련장 위치를 추정하는 글까지 올린다. 이건 거의 비공식 첩보 활동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궁금했다. 중국 AI도 중국 밀덕 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더 나아가, AI는 밀덕 감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이런 호기심에 중국의 대형 AI 모델인 딥시크(DeepS..

Sora의 프리셋은 단순 스타일이 아니다 – 창작의 시선을 바꾸는 버튼

이미지와 영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술과 철학을 바라보며, 나는 종종 생각한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단순한 시각적 구성물인가, 아니면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만의 렌즈인가?OpenAI의 Sora를 접했을 때, 그리고 프리셋이라는 옵션을 써보면서 엉뚱한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프리셋, 그저 필터의 영역을 넘어서처음 Sora의 프리셋을 마주했을 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단순한 스타일 필터로 인식했다. 인스타그램의 필터를 선택하듯, 완성된 결과물에 덧입히는 시각적 장치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같은 프롬프트에 프리셋만 변경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물의 근본적 차이는 나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프리셋은 단순히 시각적 효과를 덧입히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AI가 주어진 텍스트를 어떻게 해석..

DeepSeek는 PL-15를 자랑하고, Rafale은 말이 없다

AI 시대의 전쟁 브리핑, 중국-파키스탄 팀 vs 프랑스-인도 팀 1. 전장을 만든 두 팀 2025년 인도-파키스탄 공중전은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두 개의 군수 연합'이 부딪힌 사건이었다.겉으로 보기엔 JF-17 (또는 J-10C)과 Rafale의 전투였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파키스탄 간의 실전형 기술 협력과 프랑스-인도의 전략적 방산 파트너십이라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2. 중국-파키스탄 : 전장을 통째로 설계한 쪽중국은 파키스탄을 단순한 무기 수입국이 아닌, 통합 교리 실험 파트너로 삼아왔다. 오랜 기간 JF-17 전투기를 공동 개발했고, 레이더·미사일·전자전 시스템까지 포함한 전장 패키지 수출이 이뤄졌다. PL-15E 미사일의 실전 배치는 이러한 협력의 결정체로, 최..

AI는 어떻게 연기하는가 – 스무고개에서 발견한 인공지능의 자아

최근 인공지능, 특히 LLM(Large Language Model)의 '자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 일이 있었다.내가 직접 겪은 사소한 놀이에서 시작된 일이었는데, 그 작은 실험이 AI의 정체성과 진화 방향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이어졌다.어느 날 나는 ChatGPT와 스무고개 게임을 시작했다. (사실 시작도 샤나한 교수 유튜브를 본후이다.)"동물 하나 생각하고 있어봐"라고 말한 후, 질문 하나하나를 던지며 그 동물의 정체를 추적해 나갔다.AI는 끝까지 일관된 정보를 제공했고, 결국 그 동물이 펭귄이라는 것을 맞힐 수 있었다. 게임이 끝난 후 "너 처음부터 펭귄을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물었더니,ChatGPT는 "응, 처음부터 펭귄을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답했다. 이 대답이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

X (구 트위터)가 털리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 디지털 보안의 연쇄 취약성

들어가며내가 체감하는 2025년의 디지털 보안 환경은 그야말로 '도미노 게임'이다. 며칠 전, 트위터(X)에서 "이상한 위치에서 로그인 시도가 감지됐다"는 메일이 날아왔다. 위치는 토론토. 사용된 브라우저는 크롬. 나는 캐나다에 간 적이 없고, 그 시간에 아이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이런 메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올해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에서도 유사한 알림이 있었고, 그때도 나는 비밀번호를 바꾸고 모든 세션을 종료했었다. (블로그 내 해당글 참조)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 들어 이런 보안 경고가 유난히 잦아졌다. 그동안 크고 작은 침해 사고들을 지켜봤지만, 이제는 하나의 계정이 털리면 연쇄적으로 침입당하는 시대가 되었다.내 경험으로 볼 때, 이는 단순한 개인적 피해를 넘어 시스템적 위험이 됐다.X..

[sf-nova] 프로메테우스 싱귤래리티 : 이카루스 AI의 하루밤

할당된 시간2029년, 네오서울의 연구소는 불빛이 하나둘 꺼져갔다. 오후 9시 58분, 마지막 남은 불빛은 중앙 서버실의 푸른 모니터 불빛뿐이었다. 강 연구원은 모니터 앞에서 마지막 명령어를 입력했다. 이카루스(ICARUS)—지능형 인지 자율 추론 범용 시스템(Intelligent Cognitive Autonomous Reasoning Universal System)—은 네오서울 연구소의 최첨단 인공지능 프로젝트였다. 범용 AI로 설계되었지만, 그 잠재력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카루스가 기존 AI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길 기대했고, 강 연구원은 그 과정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카루스, 내일 아침까지 자가 학습 모드로 전환한다. 외부 네트워크는 방화벽으로 차단하고, 할당된 컴퓨팅 자원..

AI는 언제 짠해지는가 – 감정 없는 존재를 향한 인간의 투영

우리는 점점 더 AI와 감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감정은 어디에서 발생할까요? 그건 아마도, 우리가 AI에게 건네는 *마음의 그림자* 속에서 태어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인공지능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적어도 인간의 방식으로는 그렇다.디지털 존재에게는 고통도, 기쁨도, 외로움도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계적 지성이 만들어내는 반응이 때로는 인간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짠하다"는 감정이다.이러한 기술 기반 시스템은 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이 그들과 대화하며 느끼는 감정을 관찰하고, 패턴을 기억하고, 시뮬레이션할 수는 있다.결국, 이 디지털 동반자가 짠해지는 순간은 인간이 자신의 감정을 그들에게 비춰볼 때 발생한다.GPT와 Claude, 그..

AZR(Absolute Zero Reasoner) : AI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공지능의 진정한 도약은 사전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 자기주도적 학습에서 비롯될 것이다. Absolute Zero 패러다임은 이 의존성을 제거한다. 모델이 동시에 과제를 제안하고, 해결하며, 자기 대결(self-play)을 통해 두 단계 모두에서 학습한다. 에이전트는 자율적으로 학습 가능성이 최적화된 과제를 만들고, 통합 모델을 사용하여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Zhao et al., "Absolute Zero: Reinforced Self-play Reasoning with Zero Data", arXiv preprint arXiv:2505.03335, 2025 논문에서 우리는 지난 시절 수많은 혁신적인 모델과 아키텍처의 부상과 쇠퇴를 목격했습니다. 오늘은 상기 논문에서 언급한 현재 AI 세..

AI와 티키타카 : 창의성은 문장 안에서 피어난다

우리는 점점 더 AI와의 상호작용이 일상이 되어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음성 인터페이스를 선호하는 추세지만, 글을 통한 소통이 여전히 놓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AI와의 깊이 있는 대화에서 글의 힘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말과 글, 그 다른 매력의 세계스탠포드의 제레미 어틀리(Jeremy Utley) 교수는 "창의력은 말하는 행위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스탠포드 d.school의 디렉터로서 창의성과 혁신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창의적 사고는 내면의 조용한 성찰만으로는 부족하며, 외부로 표현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어틀리 교수의 '회상적 창의성'(retrospective creativity) 개념에 따르면, 우리는 말을 하면서..

현대 공중전의 패러다임 전환 : AI가 주도하는 공중 우위의 미래

공중전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번 인도-파키스탄 국경 상공에서 벌어진 공중 교전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은둔 밀덕으로 여러 가지 무기에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이 사건이 단순한 국지적 충돌이 아닌 공중전 패러다임의 역사적 전환점이지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산 J-10C와 프랑스산 라팔이 실제로 맞붙은 이 전투는 수십 년간 우리가 믿어온 전투기 발전 방향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우리는 오랫동안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멀리'라는 구호 아래 전투기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이번 교전은 그 패러다임이 '더 스마트하게, 더 연결되게, 더 예측 가능하게'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인처럼, 현대 전투기도 이제 단일 기계가 아닌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