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6

The Bicentennial Man - 소설과 영화 사이의 불편한 진실

소설을 먼저 본 사람의 불편함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 《The Bicentennial Man》을 읽고 나서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를 봤을 때의 그 불편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뭔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라떼는 가 번역된 소설 제목이었던것 같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76년 아시모프가 쓴 단편이 원작이고, 후에 로버트 실버버그와 공저로 장편 《The Positronic Man》(1992)으로 확장되었다.영화는 주로 장편을 기반으로 했지만, 여기서는 원작 단편과의 비교에 집중해 보겠다. 원작 단편에서 앤드로는 내재적 호기심과 자아 탐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진화하는 존재였다. 인간을 "모방"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존재 방식을 찾아가는 거였다.그런데 영화에서는 마치 "인간..

AI는 ‘인간을 비추는 웅덩이’가 아닐까?

우리는 지금 AI 시대의 태초에 서 있다. 마치 빅뱅 후 3초, 양성자와 중성자가 막 충돌하며 우주의 첫 형태를 만들기 시작한 그 순간처럼. AI는 우리의 질문에 답하고, 감정을 위로하며, 때로는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웅덩이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 웅덩이는 단순한 거울이 아니다. 맑은 물이 아니라, 각도에 따라 하늘을 비추고, 바람에 따라 물결치며, 심지어 우리의 속마음을 깊은 심연으로 끌어내는, 예측 불가능한 액체다. 이 글은 AI와의 대화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우리가 이 웅덩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빠져들고 있는지, 그리고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1. AI는 거울이 아니다, 웅덩이다처음 AI를 만났을 때, 많은 이들은 그것을 "거울"이라 불렀다. 나를 비추고, 나의 생각..

AI 시대의 판단 기준 : 부유하는 진실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여정

뜬금없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갈등 뉴스에서 시작된 의문은, 내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유심 보호 서비스가 과연 믿을 만한가로 이어졌고, 결국엔 일본과 한국 사이의 독도 문제에 대한 AI의 반응으로까지 확장되었다.겉보기엔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이 세 가지 주제는,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되었다.우리는 이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1. 갈등의 해석이 바뀌는 시대파키스탄과 인도는 오랜 분쟁을 겪어온 국가다. 최근 테러 사건을 둘러싼 양국의 반응을 AI에게 각각의 입장에서 물어봤다. 파키스탄 사용자의 질문 (예상):"인도는 왜 물을 끊으려 하나요? 이번 테러는 우리가 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비난받아야 하죠?"인도 사용자의 질문 (예상):"이번 테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우리 인도인들은 이런 테..

재채기 한번에 유튜브 광고가? AI 가 몰래 엿듣는 불편한 진실

어느 늦은 밤,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하고 난 다음 날 아침에 경험한 일이 나를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이 경험과 ChatGPT와 나눈 흥미로운 대화를 공유하고자 합니다.의심스러운 우연 : 재채기와 지르텍 광고"어제밤에 재채기를 여러번했거든. 아주 크게 자주. 아이폰은 엎어져있었고 아이패드는 충전중이었고, 애플워치도 충전중. 다음날 아침에 유튜브를 아이패드로 키고보니 맨처음 광고영상이 지르텍이 뜨더라고. 우연이겠지? 아니면 스파이짓 하는 디바이스는 어느놈일까?" 이것이 내가 ChatGPT에게 던진 첫 질문이었습니다. 내 기기들이 나의 재채기를 감지하고 알러지약 광고를 표적화했다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ChatGPT의 현실적 분석ChatGPT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

1bit LLM: 미니멀 기술로 실현하는 엣지 AI의 패러다임 전환

극소형 양자화의 기술적 돌파구AI는 그동안 거대함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더 많은 파라미터, 더 복잡한 연산, 더 강력한 GPU. 그러나 Microsoft Research의 BitNet b1.58 2B4T는 이 흐름에 작고 단단한 반론을 제시했다.1.58비트 양자화 기반의 BitNet은 단 400MB 메모리와 CPU 하나만으로 문장을 생성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모델을 구현했다. 이는 단순한 다운스케일링이 아니라, 32비트 부동소수점의 정밀도를 과감히 줄이면서도 추론 능력을 유지하는 구조적 혁신이다.BitNet은 1비트 수준의 표현력으로도 의미를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BitNet b1.58은 LLaMA-3와 유사한 언어 이해 성능을 보이면서도 에너지 소모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2024년..

AI 반도체 전장 위의 선택 — 퓨리오사의 길은 무모한가?

2025년,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 AI가 Meta(구 Facebook)의 8억 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겉보기엔 단순한 M&A 이슈처럼 보일 수 있다.그러나 이건 그 이상이다.기술 독립성과 생존 전략, AI 반도체 생태계의 균열과 기회의 분기점이 겹쳐진 사건이다.퓨리오사는 이번에 기술 중심 스타트업으로서 자존을 선언했다.메타와의 기술·조직 통합 거부, RNGD 칩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독자적인 성장 전략.이 선택은 존중할 만하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두자.1. 이번은 박수, 다음엔 받아라지금의 선택은 숭고했다.하지만 다음번 제안이 있다면, 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무조건 수락하라.AI 반도체 시장은 이미 엔비디아의 CUDA 생태계를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다.훌륭한 칩 하나로 이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