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토콜 : 국경 너머의 전략 11

포트수단을 불바다로 만든 드론, 그 출처가 UAE라고?

두바이의 또 다른 얼굴: UAE가 아프리카 분쟁에 무기를 공급하는 이유 2025년 5월 4일, 수단 동부 포트수단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급속지원군(RSF)이 자살드론을 이용해 오스만 디그나 공군기지와 화물창고, 일부 민간시설을 타격했다는 것이다.이후 연일 계속된 드론 공격으로 연료저장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고 포트수단 국제공항 운항이 중단되었으며, 도시 전체가 정전에 빠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드론들의 출처였다.수단 내전에서 급속지원군이 사용하는 공격용 드론의 공급망을 추적하다 보면 의외의 국가 이름과 마주치게 된다.바로 아랍에미리트(UAE)다.화려한 고층 빌딩과 럭셔리 쇼핑몰로 유명한 걸프 지역의 부국이 왜 아프리카의 내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을까?이 질문에서 시작해 UAE의 숨겨진 전략..

태국 총리-캄보디아 훈센 통화 파문, 그리고 군부정치의 그늘

평소 태국 여행을 자주 다니며 이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에 매료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복잡한 정치적 현실이 이 아름다운 나라를 끊임없이 흔들고 있습니다. 태국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와의 비공식 통화에서 자국 군부를 비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태국 정치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태국의 쿠데타 역사, 캄보디아와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군부가 여전히 행사하는 막강한 영향력까지 살펴보겠습니다.1. 통화 유출 사건의 전말국경 충돌이 모든 것의 시작2025년 5월 28일, 태국-캄보디아 국경의 장충(Chong Bok) 지역에서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양국 군대가 약 10분간 교전을 벌인 끝에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하는 비..

이스라엘 관계 예측의 오판 : 5월 분석이 6월 현실에서 배운 것들

들어가며 : 한 달의 차이가 만든 깨달음5월 19일, 나는 트럼프 2.0 시대의 중동을 "딜, 기억, 생존, 고립"이라는 4체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그때 이스라엘을 "전쟁을 멈출 수 없는 고립자"라고 진단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냉각되고 있다고 봤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뒤인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이 실행되면서 내 분석의 한계가 드러났다.이 글은 예측의 실패를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중동 정치의 더 깊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때로는 틀린 예측이 옳은 예측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1. 첫 번째 오판: 미국-이스라엘 "냉각설"의 착각내가 놓친 신호들5월 분석에서 나는 사우디와 카타르의 경제적 접근이 이스라엘의 지위를 위협한다고 봤다.트럼프가 중동 순방에서 이스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략적 침묵과 외교적 제거의 정치학

-- 여기에도 트럼프의 진한 향기가.... 2025년 6월 13일, 중동의 지정학적 판도를 바꾼 하루2025년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이 "Rising Lion 작전"으로 이란 핵심 지역 수십 곳 이상을 동시 타격한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보복을 넘어서는 복합적 외교전략의 결정체였다. 이번 공습을 둘러싼 국제정치의 역학을 분석해 보면, 21세기 중동 질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계산된 충동 : 전략적 설계의 정교함 이번 "이스라엘의 충동"적인 공습은, 실제로는 몇 달에 걸친 치밀한 외교-군사 연동 작전의 결과물이다.국제정치학에서 말하는 '강압 외교(Coercive Diplomacy)'의 전형적 사례로,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협상력 극대화 전략이 실행된 것이다.핵심 전력의 ..

하나의 중국 곰팡이, 두 개의 해석 – 미시간대 사건의 정치

사건 개요 – 곰팡이는 어디서 왔는가2025년 6월, 미국 법무부는 미시간대에 재직 중인 중국 연구자 윤칭 지안(Yunqing Jian)을 정식 기소했다.혐의는 생물안보법 위반, 밀수, 거짓 진술. 핵심은 Fusarium graminearum이라는 곰팡이균 샘플을 미국 내로 불법 반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지금 막 벌어진 것이 아니다. FBI에 따르면 곰팡이 반입 시도는 2024년 7월,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윤 지안의 파트너 류준용(Zunyong Liu)이 입국 당시 가방에 균 샘플을 숨긴 채 적발되면서 시작되었다.그는 현장에서 추방되었고, 윤 지안은 이후 장기간의 수사를 받았다. 그리고 2025년 6월, 이 사건은 '정치적 타이밍'에 맞춰 수면 위로 올라왔다.곰팡이의 위협 – 왜 이것이 문제..

천재와 권력자의 필연적 결별 : 머스크-트럼프 갈등의 해부학

예정된 파국 : X에서 울린 전쟁 선포2025년 6월 5일 오후, 일론 머스크가 X에 올린 짧은 글 하나가 미국 정치판을 뒤흔들었다."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 Yes."세계 최고 부자와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 결별 선언이었다.불과 5개월 전만 해도 둘은 "퍼스트 버디"라 불리며 혁신과 권력의 완벽한 조합처럼 보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급작스럽게 무너졌을까?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둘 다 세상을 자기 뜻대로 바꾸려는 사람들이자 엄청난 에고이스트이었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반기에는 구체적 계기가 있었다.5월 28일 정부효율부(DOGE)에서 공식 사임한 직후, 트럼프의 감세 법안 'One Big Beautiful Bill'을 향해 "역겹고 혐오스러운 법안"이라 공격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비판이 아니었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평화는 왜 항상 무너졌는가

— 전쟁과 평화, 그리고 국가가 감추려는 권력의 메커니즘 서론 : 남아시아의 끝나지 않는 갈등2025년 초 인도-파키스탄 국경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돌은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4월 22일 카슈미르 파할감(Pahalgam)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힌두교 관광객 25명과 네팔인 1명이 사망한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5월 7일 인도가 '신두르 작전(Operation Sindoor)'을 통해 파키스탄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9개 지점을 미사일로 타격했다.파키스탄은 이에 대응하여 인도 항공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며, 양국 간 3일간의 무력 충돌 끝에 미국의 중재로 5월 10일 휴전이 성사되었다. 이번 갈등은 '핵보유국 간 최초의 드론 전쟁'으로 불리며,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가장 ..

아일랜드 전력위기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 : 데이터센터 딜레마

"데이터센터 천국"의 함정 : 각국이 마주한 빅테크 데이터센터 딜레마아일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최근 아일랜드가 심각한 전력 위기를 겪고 있다. 2023년 기준 국가 전체 전력의 21%를 데이터센터가 소비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가정용 전력 소비량(18%)보다 많다. 2025년 1월에는 사상 최대 전력 수요를 기록했고, 전력망은 포화 상태에 가까워졌다. 더블린 지역은 이미 신규 데이터센터를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문제는 전기요금 폭등이다.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이 2021년 대비 2023년 거의 두 배로 뛰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대량 소비하면서 추가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확충 비용이 고스란히 일반 국민에게 전가된 것이다. 아일랜드 전력당국은 지난해 두 차례나 대규모 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

백악관의 권력 연극 - 남아공 외교의 딜레마와 교훈

굴욕을 참아야 하는 이유 : 오벌 오피스의 4분간2025년 5월 21일 오후, 백악관 오벌 오피스.제12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인 시릴 라마포사는 세계에서 가장 권력이 집중된 방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맞았다.트럼프가 "조명을 어둡게 하라"고 지시하자, 두 대의 대형 스크린이 급히 방 안으로 옮겨졌다. 4분간 이어진 영상에는 백인 농부 학살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라마포사는 왜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지 않았을까? 답은 숫자에 있었다.그가 참아야 했던 건 개인적 모멸감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이었다. 2024년 남아공의 대중국 수출은 124억 달러, 수입은 218억 달러로 9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반면 대미국 무역은 82억 달러 수출, 58억 달러 수입으로 24억 달러의 흑자였다.더 중요한..

딜, 기억, 생존, 고립 : 트럼프 2.0 시대의 중동 4체 시뮬레이션

중동 정세를 이해하려면 이제 '삼체'로는 부족하다 중동 정세를 이해하려면 이제 '삼체'로는 부족하다. 복잡한 중력장 속에서 세 개의 질량이 만들어내는 혼돈보다 더 예측불가능한 역학이 지금 중동에 작동하고 있다. 사우디는 미래 기술과 석유를 들고, 카타르는 작은 나라답지 않게 트럼프에게 가장 먼저 선물을 내밀었고, 이스라엘은 전쟁을 멈추지 못하며 고립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국, 정확히 말하면 기억을 중시하는 트럼프는 이 셋을 고르게 활용하고 있다. 지금 중동은 단순한 힘의 외교가 아니라 **딜(deal), 기억(memory), 생존(survival), 고립(isolation)**의 역학이다. 이 네 개의 질량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예측 가능한 파국'과 '불가능한 생존술' 사이에서 회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