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이 분쟁은 21세기 전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저가형 무인 항공기, 즉 드론이 있으며, 특히 최근 등장한 광섬유 드론은 전장의 게임 룰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습니다.
드론 전쟁의 격화와 대응의 진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론의 활용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드론과 오르란-10 정찰기를 대량으로 투입하며 우크라이나 전역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타격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DJI 같은 민간 드론을 군사용으로 개조하거나 자체 제작한 FPV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드론이 매월 1만 대씩 격추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2025년 100만 대의 FPV 드론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는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포탄 수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이러한 드론의 위협이 커지면서 양측 모두 대드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전자전 시스템을 통한 GPS와 RF 신호 교란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었고, 우크라이나는 Kvertus사의 Azimuth와 Mirage 재머, Vepr 이동형 전자전 플랫폼, Skywiper EDM4S 휴대용 교란 장비 등을 활용해 다층적 방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혁신적인 위협 : 러시아의 광섬유 드론
하지만 2024년 3월, 전장의 균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광섬유 유도 드론입니다. 이 드론은 기존의 모든 전자전 대응 체계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전쟁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1) 노브고로드의 왕자 반달(Prince Vandal of Novgorod)
러시아가 개발한 대표적인 광섬유 드론은 "노브고로드의 왕자 반달"입니다. 노브고로드에 본사를 둔 NPC 우시쿠이니크(Ushkuynik) 연구생산센터에서 개발한 이 드론은 2024년 8월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침입 당시 실전에서 처음 테스트되었습니다.

이 드론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최대 10.8km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로 조종된다는 점입니다. 무선 신호 대신 광섬유를 통해 실시간으로 HD 영상을 전송받으며 정밀한 타격을 수행할 수 있어, 기존의 전자전 시스템으로는 탐지도, 교란도 불가능합니다.
2) 광섬유 드론의 치명적 장점들
- 전자전 면역성 광섬유 케이블을 통한 직접 연결로 GPS나 무선 신호가 전혀 필요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효과적으로 활용해온 재머 시스템을 완전히 우회할 수 있습니다.
- 고품질 영상 전송 광섬유가 제공하는 영상 신호는 일정하고 끊김없이 고품질의 영상 전송을 가능하게 하여 타격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입니다.
- 지형 극복 능력 전파 조종 방식과 달리 산이나 고개 너머의 표적도 공격할 수 있어 지형적 제약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습니다.
- 탐지 회피 드론 자체에서 나오는 전파량이 크게 줄어들어 드론과 조종수 모두의 탐지 가능성을 대폭 감소시킵니다.
노브고로드 지역 안드레이 니키틴 주지사에 따르면, 반달 드론은 특별군사작전 구역에서 이미 3억 달러 상당의 NATO 장비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시쿠이니크 CEO 알렉세이 차다예프는 "방어 기술의 발전이 주로 통제 채널을 차단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전자전의 영향을 받지 않는 통제 채널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광섬유 드론의 한계와 대응 방안
물론 광섬유 드론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광섬유 케이블의 무게로 인한 기동성 저하, 케이블이 지형지물에 걸려 끊어질 위험, 그리고 물리적 거리의 한계 등이 그것입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노획한 러시아 광섬유 드론 중 일부는 케이블이 걸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광섬유 드론의 등장은 대드론 방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전자전에 의존해온 기존 방어체계가 무력화됨에 따라, 물리적 요격이나 새로운 형태의 대응책 개발이 시급해졌습니다.

북한으로의 기술 이전 우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기술이 북한으로 전파될 가능성입니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지원하면서 기술 이전의 대가를 받고 있으며, 전자파 재밍 방지형 UAV와 해킹 방지형 송수신 체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접 전투에 참여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검증된 광섬유 드론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도발에 응용한다면 우리가 직면할 위협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 군사분계선 상공 정찰/공격: GPS 교란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정밀 타격 능력
- 도심 침투: 소형 FPV 드론을 이용한 청와대나 주요 관청에 대한 침투 시도
- 전자전 무력화: 기존 방공망을 쉽게 우회하는 새로운 위협
특히 광섬유 드론은 전파 규제가 강하고 반면 대드론 수단은 적은 우리나라 같은 지역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의 대응 전략
단기적 대응
- 지능형 드론 탐지 시스템 확대: 고정형 감시체계보다는 AI 기반 이동형 센서 필요 광섬유 드론은 전파 신호가 미약해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우므로, 영상 분석과 음향 탐지를 결합한 AI 시스템이 필수
- 광섬유 기반 침투 탐지 훈련: 기존 재머의 무력화 가능성을 반영한 시나리오별 대비 전자전 장비가 완전히 무력화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물리적 요격 훈련과 매뉴얼 작전 절차 수립
- 물리적 방어 강화: 전자전에 의존하지 않는 대응책 개발 대공포, MANPADS, 방어망 설치 등 전자전 없이도 작동하는 다층 물리적 방어체계 구축
장기적 전략
- 안티-파이버 드론 무기체계 개발: 광섬유 케이블을 물리적으로 절단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특화 솔루션 광섬유 케이블을 표적으로 하는 소형 요격 드론이나 케이블 절단용 특수 탄약 개발로 광섬유 드론의 생명줄을 차단
- 전자전+레이저 복합형 시스템: "보이지 않는 적"에 대응하기 위한 물리적 대응과 신호 대응의 융합 레이저로 드론 본체를 무력화하고 동시에 전자전으로 일반 드론을 교란하는 하이브리드 방어 시스템 구축
- 다층 방어체계 구축: 단일 대응책이 아닌 종합적 방어 시스템 구축 탐지-식별-추적-요격의 각 단계별로 여러 대안을 준비하여 하나의 방어선이 뚫려도 후속 방어가 가능한 체계
But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광섬유 드론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자전에 의존해 온 기존의 대드론 방어체계가 무력화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졌습니다.
북한의 기술 습득 능력과 적응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최신 드론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은 지금이라도 선제적인 대응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실전 경험을 면밀히 분석하고, 광섬유 드론과 같은 새로운 위협에 대비한 종합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북한이 이러한 기술을 완전히 체화하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한 발 앞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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