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안 : 우리는 왜 금고나 방패를 만드는가
-- AI 와 보안 : 무너질 성벽을 함께 지키는 동반자
제1장: 불완전한 보안의 역설과 AI의 등장
우리는 왜 무너질 걸 알면서도 금고를 만드는가? 이 질문은 보안 전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문해 봤을 것이다. 보안은 늘 한 발 늦는다. 먼저 들어오는 건 해커고, 뒤늦게 뜨는 건 로그다. 우리는 털린 뒤에야 '이 구멍이 있었구나' 말한다. 그러고는 보고서를 쓰고, 다시 벽돌을 쌓는다.
어차피 털린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구멍은 생기고, 사람은 실수하고, 돈은 언제나 부족하다. 그래도 우리는 금고를 만든다. 구멍이 날 걸 알면서도, 서랍장보다는 튼튼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서. 그게 직업이기 때문이고,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2025년 4월의 SKT 해킹 사건은 현대 보안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공격자는 몇 주에 걸쳐, 천천히,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데이터를 가져갔다. 포트는 닫히지 않았고, 트래픽은 크지 않았으며, API는 정상적인 호출 방식이었다. 결국 방어는 실패했고, 유출은 발생했다. 그리고 다시 보고서가 작성되고, 패치가 이루어질꺼다.
전통적인 보안 방식의 한계는 명확하다. 인간은 피로해지고, 주의력은 흐트러지며, 수많은 로그와 이벤트 속에서 미세한 이상 징후를 놓치기 쉽다. 24시간 내내 완벽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런 한계 속에서 AI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AI는 피곤해하지 않으며 사람이라면 놓칠 수 있는 작은 신호도 기억하고, 수천 개의 패턴을 추적해 조용한 침입을 감지할 수 있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모델은 대량의 데이터에서 인간이 발견하기 어려운 미묘한 패턴을 식별할 수 있다. 이는 지능형 지속 위협(APT)이나 제로데이 공격과 같은 고급 위협에 대응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그러나 AI는 정답을 알지 못한다. 그건 여전히 인간의 직관과 의심이 필요하다. AI 시스템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형태의 공격이나 맥락적 이해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이는 마치 경험 많은 경찰관이 범죄 현장에서 "뭔가 이상하다"라고 느끼는 그 직관적 감각을 AI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2장 : AI 보안의 실체와 미래 전략
>> 빠른 속도와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은 가능한가?
현대 기업 환경에서는 초당 수십만 건의 이벤트가 발생하고, 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흐른다. 이런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전통적인 보안 도구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AI, 특히 딥러닝 기술의 발전은 이 한계를 점차 극복하고 있다.
분산 컴퓨팅과 GPU 가속화를 활용한 현대적 AI 보안 시스템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시간 처리를 위한 스트림 분석과 엣지 컴퓨팅의 발전은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금융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은 수백만 건의 트랜잭션을 거의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사기 행위를 감지할 수 있다.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 도구는 초당 수십 기가비트의 데이터를 검사하여 DDoS 공격이나 데이터 유출 시도를 식별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도전 과제는 남아있다. 모든 데이터를 100%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효과적인 AI 보안 시스템은 지능적인 샘플링과 우선순위 지정을 통해 가장 중요한 데이터와 위험한 패턴에 집중한다. 특히 엣지 디바이스와 IoT 환경에서는 제한된 컴퓨팅 리소스로 인해 모든 데이터를 중앙에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된 AI 시스템이 필요하다.
AI 보안 기술의 장점은 명확하다. **비정상 행위 탐지(UEBA: User and Entity Behavior Analytics)**를 통해 사용자나 시스템의 비정상적 행동 패턴을 식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직원이 평소에는 접근하지 않던 데이터베이스에 갑자기 접근을 시도한다면, AI는 이를 이상 행동으로 플래그를 지정할 수 있다.
또한 비동기 탐지 및 자동 대응(XDR/EDR) 기능을 통해 위협이 감지되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보안 시스템이 알림을 보내고 인간 운영자가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AI 기반 시스템은 공격을 자동으로 격리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이는 랜섬웨어와 같이 빠르게 확산되는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하다.
정상 트래픽 내 이상 시도 감지는 AI의 또 다른 강점이다. 많은 현대적 공격은 정상적인 업무 활동으로 위장하기 때문에, 단순한 규칙 기반 시스템으로는 감지하기 어렵다. AI는 미세한 패턴 변화를 감지하여 정상적으로 보이는 트래픽 속에 숨겨진 악의적인 활동을 찾아낼 수 있다.
지속적인 로그 분석을 통해 AI는 인간이 처리하기 어려운 대량의 로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공격이 발생한 후 포렌식 조사뿐만 아니라, 사전에 위협 지표를 식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AI 보안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오탐지로 인한 오작동은 AI 보안 시스템의 주요 문제 중 하나이다. 합법적인 활동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하면 비즈니스 운영이 중단되고 보안팀의 시간이 낭비된다. 이는 특히 "경보 피로"를 일으켜 실제 위협이 발생했을 때 무시될 위험이 있다.
모델 패턴화로 인한 우회 가능성도 문제다. AI 모델의 의사 결정 과정이 예측 가능해지면, 공격자는 이를 학습하고 탐지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마치 보안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알고 있는 도둑과 같다.
데이터 편향에 취약한 점도 AI 보안의 약점이다. AI 모델은 학습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가 편향되거나 불완전하면 모델의 효과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실제 공격 데이터가 부족한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모델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대적 기계학습 공격을 통해 악의적인 행위자는 AI 모델을 속여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격자는 특별히 제작된 입력을 사용하여 악성 코드를 양성으로 분류하도록 모델을 조작할 수 있다.
제3장 : AI 보안의 END GAME (발전 방향)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 행위 기반 AI로 전환하자 단순 패턴이 아니라, "왜 이 요청이 지금 발생했는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맥락과 의도를 이해하는 AI는 더 정교한 위협 탐지가 가능하다. 이는 단순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왜"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 AI 위에 인간의 의심을 올려라 탐지는 AI가,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한다. "직관의 권한"을 포기하지 말자. AI와 인간 분석가의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은 양쪽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잠재적 위협을 플래그 지정하며, 인간은 맥락, 비즈니스 영향 및 조직 위험 허용 범위를 고려하여 최종 결정을 내린다.
- 단일 판단 루틴을 피하자 AI가 동일한 방식으로만 판단하면, 공격자는 이를 학습해 우회할 수 있다. 다양한 알고리즘과 접근 방식을 결합한 앙상블 방법은 모델을 더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우회 가능성을 줄인다.
- 프록시 기반 구조로 앞단을 설계하자 이상 감지 후 차단이 아니라, 정상 요청만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화이트리스트 접근 방식과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의심하고, 명시적으로 확인된 트래픽만 허용한다.
AI는 완벽한 방패가 아니다. 그러나 피로에 무너지지 않는 감시자다. 우리가 지칠 때, 함께 서 있는 동료가 될 수 있다. 무너지는 순간에도 지키려는 사람이 있다면, AI는 그 옆에 있어야 한다. 지키는 건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고, 사람이 있기에 보안은 여전히 의미를 가진다.
결국 AI 보안은 기술과 인간의 협력이다. 완벽한 보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더 나은 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침입은 결국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AI와 인간의 협력을 통해, 우리는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빠른 속도와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해지고 있지만,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것이 AI 보안의 미래다. 오늘의 불가능은 내일의 표준이 되고, 분산 시스템, 양자 컴퓨팅,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이 결합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빠르고 정확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보안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며, AI는 그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여정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가능성만큼이나 조직의 우선순위와 투자가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최고의 AI 보안 시스템도 보안을 중요시하는 문화와 적절한 리소스 없이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